'직장'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년 01월 28일 [속보]생기개발 탁구리그 개최설!
  2. 2009년 09월 07일 퇴보
  3. 2009년 08월 20일 state
  4. 2009년 07월 13일 찌질이
  5. 2009년 03월 02일 누가 우릴 위로해주지
  6. 2008년 12월 03일 회사 생활 (4)
  7. 2008년 10월 06일 9시 퇴근
  8. 2008년 06월 21일 변화

"생기개발팀 탁구대회" 가 열린다. 익명을 요구한 생기 개발팀 관계자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정보" 라며 "이미 TFT팀이 구성되어 대진표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생기개발팀의 3년차 김모씨(30 남)는 "탁구대회 참석 여부를 알려달라" 라는 쪽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요소생기개발팀의 2년차 사원 이모씨(29 남)는 "점심 먹고 라인을 지나가던 중 누군가 탁구대회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생기개발팀의 한 사원이었다" 고 말했다.
 일각에선 "탁구대회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생기개발팀 배모씨(? 남)는 "작년 말 부터 탁구 붐이 일기 시작했다.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라 전혀 놀랍지 않다" 며 "부디 건강하게 대회가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 며 팀원들의 건강을 염려했다.
 취재 결과 실제로 작년 말부터 선행생기 실험 2실은 점심 저녁 시간마다 탁구를 치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생기개발팀 약 9명의 직원들은 탁구를 치며 힘든 회사 생활을 이겨냈고 짧은 시간에 많은 인원들이 극대화된 운동 효과를 얻기 위해 메이저 리그와 마이너 리그로 구분해 경쟁을 펼쳐왔다. 몇달간 '마이너 리그' 에서 탁구를 치다가 근래에 '메이저 리그'의 문을 두드렸다는 원모씨(29 남)는 "힘든 회사생활, 탁구는 나의 빛이었다" 며 "탁구가 없었다면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존재할까요" 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본지 취재 결과 탁구 대회는 풀리그, 2라운드로 진행될 예정이며 세트별 승점제 도입, 상위 4명 토너먼트 결승을 통해 2월 13일 시작되는 구정 연휴 전에 모든 일정이 끝이 난다. 뿐만 아니라 고가의 상품까지 마련해 참가 선수들의 탁구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 낼 예정이다.

-얼렁뚱땅 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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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보

직장 2009년 09월 07일 18시 48분

 뜬금없이 일이 생기다가도 금새 사라지고, 하루 종일 멍 때리다가 퇴근 전에 자질구레한 일이 생기기도 하고. 일주일에 3일은 멍... 모니터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지겨운 상태. 이직에 대한 고민이 극에 달한다는 1,3,5년차 중 1년차를 맞이한 지금, 일에 대한 불만, 사람에 대한 불만(솔직히 사람에 대한 불만, 힘듦은 없다)보다는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정체성' 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크다. 대체 우리 팀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어느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4년차 선배 왈, "나도 원씨처럼 1년차 때 딱 그 고민 했었는데... 결론은, 정체성이 없어도 잘 굴러가더라구요. 큭큭큭"
 1년은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만 앞으로 1년을 더 이렇게 보냈다간 지금 이 여유로운 상태에 젖어 지수함수를 따라 기하 급수적으로 나 자신이 후퇴할 것만 같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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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e

원씨 2009년 08월 20일 18시 00분
 주변에 잘 난 둘레인들이 너무 많아서 대학 시절 내내 그들은 내게 항상 자극제와 자각제가 되었다. 허나 회사에 입사하고 난 뒤,  그들의 모습에 비추어 나를 되돌아 볼 때 마다 느껴지는 후퇴감과 그로 인한 조급함이 일때면 '나라고 못할소냐' 라는 주먹불끈 열정 보다는 이상시리 한숨부터 나온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거라는 선택의 폭이 좁아졌기 때문일까.  2004년도 초,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꿈이 있었고, 모자란 나의 능력을 극복하자는 열정이 있었기에 간혹 무식한 자신에 한탄하며 "내가 밥은 먹을만한 인간인가" 라는 자괴감에 빠졌을 때 헤어 나올 수 있었다. 나름 상당히 심각했었는데 밥 맛이 없어 밥상을 앞에 두고 멍 때리며 저만치 밀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내가 버려야 할 것은 과거의 '환상' 이다. 이런 저런 활동을 했었네, 누구 앞에서 발표를 했었네, 칭찬을 받았네, 이러저러한 많은 일들을 했었네 따위의 집착. 당시 누군가 치켜 세워 주는 입바른 소리에 취해 사회에 나가서도 내가 정말 '잘' 나갈 줄 알았다(자신감이 있었다 정도로 해석). 허나 일 없이 앉아 누구는 이랬대더라, 지금 어디에 입사 했다더라 따위의 소리만 듣고 있다 보니, 그리고 신입사원 주제에(이제 1년차) 팀내에 흘러 다니는 너무도 많은 소리를 듣다 보니(힘의 논리에 관한) 사원이 가져야 할 '패기'와 '열정' 이 온데간데 없이 증발 해 버렸다. 증발 해 버린 것들을 다시 꾹꾹 응고 시키는 것은 엔트로피의 법칙을 거슬러야 하기에 정말 어려운 일. 아마도, 내가 지금 계획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면, 내부 에너지가 아닌 외부 에너지의 압박에 의해 증발되어 버린 것들을 하나 둘 주서 모을지도 모르겠다. 그 생각은, 그리고 그  때의 나의 모습은 참으로, 비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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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이

직장 2009년 07월 13일 20시 18분

1년이 꽉 찼다. 내일(7월 14일)이면 입사 1주년을 맞이한다. 1주차 연수가 끝나고 요런 글을남겼었고 모든 연수가 끝나는 날 '순간의 행복' 이라는 글로 매순간 최선을 다하자며 순간순간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자고도 했다. '찢어진 청바지' 라는 글에서는 나를 포장하는 모습, 뭔가 있어 보이려는 행동을 경계하자고도 했다.
 그리고 이어진 '첫출근'. 나름 신입사원이기에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나 자신을 다잡으며 두 주먹을 부끈 쥐었고 '돈,현실'이라는 글에서는 '자본' 이라는 것에 물들지 말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 열심히 공부하자고 다짐했었다. 하계 수련 대회를 다녀오기 바로 전 주, 동기와 함께 사무실 안에서 쪽지를 주고 받으며 존재감 없는 신입사원의 상태를 나름 즐기기도 했고 워킹그룹이 배치된 뒤에는 뭔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에 약간의 흥분 + 일 없는 상태를 즐기며 늦게 퇴근하는 다른 분들게 마음 속으로 죄송합니다, 를 연발하며 5시에 사무실을 박차고 튀어 나간적도 있었다. 그리고 '시작'.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내가 선택한 이 길을 조곤조곤 따라가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이 길을 마지못해 걷느냐, 힘차게 걷느냐 하는 것은 나 하기 나름이라며 의욕을 앞세웠었다.
 얼토당토 않게 회사 사보에 실린 적도 있었다. 이 때도 일이 별로 없이 내가 맡게 될 프로젝트 '공부' 로 하루를 보내곤 했는데 조용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급해하지 말자고 스스로 되뇌였었다.
 울산교육을 앞두고는 '기회'가 찾아 왔었다. 물론 지금 생각해 보면 다소 무리한 기대였는데 어떻게 보면 이 때부터 갑자기 바람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또 찾아오게 될지 모를 기회를 잡자며 지금 이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를 하자고 다짐했었다만 또 한 번 찾아온 듯 보였던 기회는 상대의 약간의 오버로 인해 약 12시간 정도 기대했다가 또 다시 머나먼 쏭바강(?)으로 사라지고야 말았다. 흔적도 없이.  이렇게 멋드러진 생각을 드러내며 살아왔다만, 글과 생각의 일치는 애초부터 나같은 범인에겐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나보다. 어느 순간 루즈해지는 마음을 다잡지 못했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이게 뭐하는 거지' 라는 건방진 생각으로 하루를 날리기도 했다. 시간이 많았던 것, 그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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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릴 위로해주지

직장 2009년 03월 02일 22시 33분
 일요일 밤 12시, 귀신보다 무서운 것은? 차태현이 뒹굴거리며 귀신과 한판 승부를 벌이려고 폼잡는 CF, 아 어찌 이리 직장인의 마음을 잘 표현했을까나. 더군다나, 오늘처럼 휴일이 일요일과 겹쳐 +1 휴식,  토, 일, 월, 연짱으로 3일을 쉰 날이면 내일 아침 핸드폰 알람 소리와 함께 눈을 떠 그래도 아직 쌀쌀한 날씨에 출근길에 오르는 그 장면, 상황 자체가 비극으로 다가온다. 뭐 그렇다고, 내가 회사에서 그리 큰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신입 딱지를 떼지 못했기에 "원씨는 적응을 잘 못하네" 라는 소리나 듣고 있는 어리버리 사원이기에 복학 뒤 5학기 동안 느꼈던 '자유' 의 화려함과 눈부심에서 내 몸이 완전히 적응하고 있지 못한 듯 보인다.
 일찍 집에 들어와 책을 뒤적이며 이런 저런 생각에 뒤척이다가 '목표 설정' '꿈' 에 대한 고민에 다시금 이르렀다. 모일보 기자와 갑작스레 인터뷰를 하면서 지금까지 갖고 있던 나의 생각들을 짧게나마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너무 겉도는 것은 아닌가, 혹은 겉멋이 들어버린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든다. 잘난 것 없는 내 인생, 남과 다른 차별성을 갖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길을 꿈꾸고 있기에 어쩌면 더더욱 불안감에 덜덜 거리는지도.
 더 시간을 갖고 다듬을 필요가 있을 듯 하다. 2007년도에 무너져 버린 내 꿈을 수정하는데 2년의 시간도 모자르다니. 그만큼 게으르다는 소리. 3월 16일 부터 울산 교육을 간다. 미친듯이 많아질 퇴근 후의 시간. 이번 울산 교육의 목표는, 물론 팀장님을 비롯 그룹장님 과장님은 현업에 조금 더 빨리 적응하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재가 되서 돌아오길 바라겠지만, 일단 인생 계획을 다듬고 모자란 독서를 미친듯이 하고 와야 겠다. 아, 몸매 관리를 위한 수영도 필수... 아, 기타는 어떻하지... 이제 막 코드가 손에 익을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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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

직장 2008년 12월 03일 16시 59분

 선아누님의 소개로 알개 된 회사 선배가 문득 메일을 보냈다. “현대자동차 사보에 신입사원 소개 코너가 있는데 원씨를 소개해 보려구요. 괜찮지요?” 비록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기자 활동을 하며 취재를 해 본적은 있었지만 ‘나름’ 취재를 당해보는 것 역시 유쾌한 경험 일 것 같아 흔쾌히 승낙했다. 물론 서면으로 진행되어(마감 시간에 쫓기어..) 인터뷰의 맛을 혀 속 깊숙히 느끼지는 못했지만 이 서면 인터뷰를 나였다면 어찌 기사화 할까 라는 상상으로 즐겁게 작성을 했는데.
 깜짝 놀라게도 선배님이 낯부끄러울 만큼의 단어와 수식어로 “21세기 인재형“을 만들어 주시는 바람에 동기들 이외에는 말도 못하고 입 꽉 다물고 있었다. 행여나 팀에 계시는 분들이 볼까봐 노심초사, 그래도 부모님에게는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에 식당에서 몰래 잠바 안으로 한 뭉치 숨겨 쥐고 혹시나 떨어질라 왼 팔에 불끈 힘을 준 채 10여분을 걸어 무사히 가방 속으로 직행할 수 있었다만, 어제 저녁 그룹 선배의 눈치빠른 캐치와 이어진 그룹 과장님께 보고, 결국 마주 앉아 계신 과장님께서 PDF 파일을 찾아 내가 나온 부분을 이쁘게 잘라 전송해 주셨다-_-
 아직 회사 내에서 이렇다할 일을 한 적도 없고 지난주에야 내가 맡아야 할 업무를 받고 파악중(공부중)이기에 회사 내에서 자신있게 경추 끝에 힘을 주고 다니기가 어렵다. 나의 삶에 자신이 있으려면 남들에게 보여줄 만큼의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나름의 개똥철학 덕택인지 아직 회사 내에서는 쉬는 시간에 기다렸다는 듯이 농담을 날리며 사원들과 히히덕 거릴줄만 아는 나 자신이 조금 못마땅하기도 하다(할 수 있는게 그것 밖에 없다니.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해 놓는 것도.. 끄응).
  허나 동기 재현이의 말처럼, 조급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까지 신입사원으로서 캐어리버리, 미친듯이 개념 놓은 모습을 보이며 회사 생활을 이어갔던 것도 어쩌면 나를 조금 더 빨리 알리고 싶고 대학 생활 내내 이어왔던 것 처럼 조직 내에서의 존재감을 찾고 싶었던 앙증스런 마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5개월도 안된, 사무실에 출근 한지는 3개월이 약간 넘었기에 느긋하게 미래를 준비하며 조용히 지내는 것, 그리고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것, 아니 최선이 아니라 ‘잘’ 하는 것. 그것이 신입사원으로서 지금 내게 제일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공부를-_-;;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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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KI 2008년 12월 04일 19시 58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보에 나올 정도라니...
    얼굴을 자주 보지는 못해도 열심히 하고 있는게 눈에 보이는구나!

    • 원씨 2008년 12월 05일 10시 27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사보에 나올 정도가 아니라, 누구나 나올 수 있는건데 아는 분이 계셔서 제가 나온거라구요 ㅋㅋㅋㅋㅋ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실수 엄청 해서 회사 생활 어렵다는거 느껴요 ㅋ

  2. 샤궁 2008년 12월 08일 09시 11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사보다...

    다음에 사보에 나온거 나 보여줘.
    글씨가 깨알같아서 눈아프다.ㅋ

    피곤해.
    월요일아침부터..

    • 원씨 2008년 12월 09일 15시 12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술을 그렇게 마셨으니 피곤할만 하지 ㅋㅋㅋㅋ
      이 사보는 금지다.. 부끄러워서 안되겄어..
      조만간 보자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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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퇴근

직장 2008년 10월 06일 23시 23분
 지난 몇주간 선배사원과 열심히(?) 했던 자료에 대한 리뷰가 있었다. 자료가 방대(?)했기에 시간이 좀 걸렸는데 차장님과 과장님의 코멘트를 받고 수정해야 할 것, 추가해야 할 것들을 주섬주섬 받아 적고 나니 이제 무언가 한 것 같은 기분이 조금은 든다. 그래서, 9시에 퇴근했다. 부서배치 받고 7시 40분 차는 자주 탔었지만 9시차를 타고 퇴근하기는 또 처음. 8시 30분쯤 가방을 챙겨 차장님, 과장님께 인사를 드리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아, 진작 9시 차 타고 퇴근할걸. 비록 집에 도착하면 10시, 씻고 신문 읽으면 11시, 책 조금 끼적이면 12시, 하루가 몽땅 가버리고 말지만 '눈치' 라는 것이 사라지니 이정도는 감수할만한 일인 듯 하다(그렇다고 차장님, 과장님이 눈치를 주신 것 같지는 않지만서도, 당췌 소심한 인간이니).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내게 주어진 현재의 일 하나하나에 몰두하는 것, 수긍하는 것, 그닥 나쁘지 않다. 더군다나 지금 내가 받아들이는 것은 단지 '9시 퇴근' 뿐이기에 나의 '개똥철학'을 뒤집으라거나 나름 갖고 있는 내 신념을 패대기쳐라, 등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쉬운 일이었다.
 이렇게, 올 한해를 보내기로 했다. 애인이 생기지 않는다고 무작정 달려들었던 미팅과 소개팅도 이제는 그만, 조금 더 내 주변을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가만히 내 안을 들여다보니, 누구한테 그리 맞았는지 많이 약해져있는 듯 하다. 마음가짐도 그렇고. 조금 더, 나를 가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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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원씨 2008년 06월 21일 00시 48분
 꼭 면접이나 인적성 검사를 앞두고는 술약속이 생긴다. 오늘 현대자동차의 최종 면접을 앞두고 늦은 밤까지 과음한 덕분에 아침 기상을 걱정했건만 다행히 '아침에 일어나는 기계'는 아직 죽지 않았다. 술을 그렇게 쳐마시고 4시간 만에 눈을 떠 벌겋게 부은 얼굴과 술과 담배에 쩔은 입안을 물로 헹구고 양복을 꺼내 입었다. 얼굴이 조금 하얗게 보이기를 바라면서 선크림을 바르려 짰는데 엄청난 양이 딸려 나오는 바람에 희멀그레(?) 붕 뜬 얼굴이 되어 버렸다. 부랴부랴 성적 증명서, 재학 증명서, 졸업 증명서, 토익 성적표등을 뽑고 양재로 향했다.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셔틀을 타라는 말을 상기하며 기다리는데 속이 더부룩한게 연신 골골골 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더해서 '이거 현대기아차 본사 지나가죠?' 라는 물음에 '그런데 안가요' 라는 쌀쌀맞은 셔틀버스 아저씨의 대답에 힝 하며 내리다 다리를 접지르는 바람에 무릎이 땅에 닿을 뻔 했다. 그냥 걷기로 하고 땡볕을 따라 한참을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는데 셔틀버스가 현대기아차 본사 근처로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니미, 아저씨 왜 그러셨어요.
 행여 일어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에 같이 엄청 술을 쳐마신 부현이에게 부탁을 했었다. 신뢰가 간 것이, 여자친구 소연이를 아침에 깨워줘야 한다기에 덩달아 부탁을 했더니 정확히 9시에 전화가 걸려왔다. 기특한 자식.
 면접이라고 해야 공채를 지원한 학생들과는 달리 너무도 편안하게 진행되었다. 미수다에 출현한다는 외국인의 질문에 어렵게 저렵게 대답을 하다가 "부모님이 해주신 가장 기억에 남는 충고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이거다' 라며 자신있게 "My parents said to me that Becareful woman" 이라고 답했다. 뻥 터지고 말았다. 심지어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한국인 면접관 역시 크게 웃으며 내게 질문했다. "아빠가 그러더냐, 엄마가 그러더냐" 기다렸다는 듯이 "아빠가 그러셨습니다. 옆에 어머니를 쳐다보시며" 라고 이야기했고 긴장의 연속이었던 면접관 분위기는 순식간에 화기애애 즐거워졌다. 성공이다.
 임원 면접 역시 어렵지 않았다. 간단한 몇 개의 질문을 끝내고 "지난 1년여 동안 교육 받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앞으로 현대자동차가 세계속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우리 다 같이 열심히 달려 봅시다" 라는 말을 들으며 면접실을 나왔다. 남양으로 간다. 7월 14일, 연수원으로 들어간다. 남은 3주간의 시간.
 어떻게 변하게 될까.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기본 틀(?)은 변하지 않을테다. 아니, 지금보다 더욱 유들유들, 웃음도 많아져야 하고 그리고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손수건에 묻어 나오는 허연 선크림을 연신 벗겨내며 미래의 원씨상을 그려본다. 이제는 나를 감싸고 있는 울타리는 나 자신이다. 더 이상 '학생' 이라는 이름이 나를 감싸주지 않으며 부모님이라는 커다란 보호막 역시 걷어내야 할때가 되었다.
 조금 더 커야 하고 조금 더 어른스러워져야 한다. 조금 더 넓어야 하고 조금 더 인정머리 있어야 하며 말 그대로 조금 더 능력 있어야 한다. 두려우면서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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