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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5 사랑의 엔트로피
  2. 2008/04/17 살 맛 나는 세상

사랑의 엔트로피

전공 2008/05/05 02:31
 간만에 집에서 긴 휴식을 취하다가 '연애불변의 법칙, 연애브레이킹' 인가 뭐시깽이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남자나 여자가 의뢰를 해서 자기 애인에게 멋지고 예쁜 이성을 접근, 그 때의 상황을 통해 "몰랐던 서로를 이해하고 더욱 사랑을 키워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 라고 떠들어대지만 개뿔, 내 눈에는 그저 몰래카메라와 같은 훔쳐보기를 통한 사람들의 "요상한 욕구 충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보이지만 하여튼.
 오늘 본 커플은 결국 그들의 '사랑' 을 이어가는 것을 택했다. 자기 애인의 거짓말과 다른 남성에게 보였던 호의 보다 그간 쌓아온 '사랑' 의 무게가 더욱 컸기에 그런 선택을 내릴 수 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이 아닐테다. 지난번에 쵸크와 엔트로피 에서 언급했던 그 '엔트로피' 의 증가와 안정적인 Gibbs Free Energy가 자연스레 작용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모든 것은 흘러가는대로, 하지만 그 흘러가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엔트로피의 이론적인 식은 S = Q/T 이다. 변화량을 표현하면 dS = dQ/T 가 되는데 여기서의 T는 '상수' 의 값을 의미하므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된다. 이 식에 기반해 사랑에서의 엔트로피의 변화를 구해보면 우리가 '사랑' 하는 이 사회는 상온값의 온도를 갖기 때문에 약 298K 정도가 된다. 그렇다면 Q는 증가할까, 감소할까. 사랑을 하는 두 사람을 표현할 때 우리는 종종 '뜨겁다' 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만큼 우리 몸의 신체 내부에서 발생하는 무한한 '사랑의 감정' 은 우리를 흥분시키고 또 그것은 상대에 대한 '열정' 으로 나타난다. 말할것도 없이 Q는 증가하고 식에 의해 엔트로피는 증가하게 된다. 엔트로피라는 개념 하나로는 물질의 '안정적인 상태'를 표시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역시나 Gibbs Free Energy에 대한 개념을 놓아서는 안된다.
 dG = dU - TdS 일단 T는 상수에 dS의 값은 무한하게 증가한다. 그렇다면 내부 에너지의 변화 보다 뒤의 값인 TdS의 값이 더 크겠는가, 라는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길텐데, 이건 당연하다. 한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한 배려, 관심의 크기는 엄청나게 증가한다. 때문에 그 사람에 나를 맞추려고 노력하게 되고 자연스레 내가 갖고 있는 욕구나 욕심을 억제하는데 그리 큰 힘이 들지는 않는다. 자연히, 내 몸의 내부 에너지, 즉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변화는 급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말할것도 없이, dU는 음의 값을 갖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dG의 값은 사랑을 하지 않을 때 보다 더욱 낮은 값을 갖게 되고(사랑을 하지 않을 때는 나의 욕구 충족에 열심이기 때문에 dU의 값은 양의 값을 가질테다), 결국 사람이 '사랑' 을 택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도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내가 생각해도 참 이리저리 잘 끼워 맞춘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사랑이 무질서도 증가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 우리 사회 전체가 무질서도의 극점으로 향하는 지금, '사랑' 이 엔트로피를 낮출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일까. 사랑의 엔트로피가 '증가' 를 의미한다면, 이것은 기존의 무질서도와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같은과 친구가 이야기했듯이, 사랑의 엔트로피는 증가가 아닌 감소를 의미한다는 것이 정확한 답이지는 않을까(이 친구의 이론에 따르면 혼란했던 나 자신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사랑을 시작하면 엔트로피는 감소한다고 한다).
 이래저래, 솔로인 나로서는 이런 생각을 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 자체가 이 사회의 엔트로피를 줄이는 것일까 늘리는 것일까. 이런 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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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맛 나는 세상

일상 2008/04/17 17:31
 작년 말 태안봉사활동을 했다는 '증명서' 를 받기 위해 주최를 했던 한 방송국을 찾았다. 사전에 미리 연락을 했었고 담당자로부터 목요일 점심때 보자는 확답을 받았기에 부랴부랴 확인서 용지를 뽑아 방송국으로 향했다. 약간 늦을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전화 한통을 받고 방송국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15분 뒤쯤 담당자를 만나 확인서를 받은 뒤 그는 '점심 안하셨죠?' 하면서 구내식당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따듯한 국과 생선등으로 함께 점심을 했다. 그는 어제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셔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점심을 들지 않았다. 하여튼, 생전 처음 말을 나눠본 그는 내게 사회 선배로서, 많은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친절함은 극에 달했고 시종일관 어린 내게도 '배려'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몸에 배어 있어 보였다. 물론 사회 생활을 하며 배운 일종의 대처술(?)이나 행동술(?) 일 수 있겠지만 쌩판 모르는 인간이 다짜고짜 전화해 "저 작년 언제언제 태안봉사활동 했었습니다. 확인서 써 주실수 있습니까?" 라는 조금 삭막한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며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라며 밥까지 사주시니, 몸둘바를 몰랐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깊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뒤돌아 학교로 돌아오는 내내 뱃속이 든든했다. 비단 한 공기의 밥 그릇 때문은 아닐테다. 그보다 더욱 영양가 있고 든든한 그의 배려와 친절함, 인간미(!)를 덤으로 얹었기 때문일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삭막하고 살 맛 안난다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런 작은 친절과 배려를 느낄 때 마다, 아직 삶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으로 이루어진 이 세상, 사람을 보면서 살 맛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그닥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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