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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딴지 2007년 12월 26일 21시 19분
 물이 들어올 때 어디까지 차는지 물이 빠진 후 해안 절벽에 거멓게 남아있는 기름 자국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많이 좋아졌다는 곳에 앉았지만 돌을 들고 땅을 조금 후벼 파보니 금새 거먼 모래와 함께 기름이 둥둥 떠있는 웅덩이를 만들 수 있었다. 그곳에서, 족히 수백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쪼그리고 앉아 끊임없이 돌을 닦고 있었다. 준비해 간 면 수건이 금새 검은 타월로 변하고 방제복은 어느덧 기름 투성이. 돌에 붙어 있는 따개비(?)들은 멀리서 보면 돌에 맺혀 있는 검은 기름방울마냥 흉칙해 보였다. 이렇게 앉아 닦는다고, 얼마나 나아질까. 비록,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모래 속 깊숙히 이미 들어가버린 기름들은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까.
 "이래서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워. 금모으기도 그렇고 참, 우리 조국 만세야"
 옆에서 돌을 닦던 한 무리의 사람들이 텔레비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며 '국민' 칭찬에 들어갔지만, 니미 개뽕. 난 부끄러웠다. 그리고, 그곳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을 보았다.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가느다란 기름띠들이 혀를 낼름거리며 다시 돌들을 삼킬 기세로 밀려 들었다. 군인 장병들은 흡착포를 돌 구석구석에 널어 물과 함께 위로 뜰 기름 제거를 위해 열심히 뛰어 다니고 있었고 그 밖의 사람들은 슬슬 자리를 비우기 시작했다.
 물이 차기 전에 빠져나와 다시금 바다를 바라보았다. 왠지 거멓게 느껴지는 바닷물. 겨울 바다의 낭만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물이 빠져나간 뒤 다시 돌 구석구석에 맺혀 있을 기름 방울, 그리고 모래 속으로 더욱 깊숙히 스며들 기름. 아무런 바람 없이 우리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했던 '자연'은, 인간의 실수와 탐욕으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한 번의 실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듯 보인다. 니미럴. 산을 뚫고 들을 파내는데, 그게 환경오염이 안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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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훈모 2007년 12월 30일 03시 35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실수를 반복하는 건 우리 부족한 실력인듯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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