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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5 돈, 현실
  2. 2007/01/22 새벽

돈, 현실

일상 2008/08/25 00:55
 예전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무딤이 느껴진다. 물론 그 전의 내가 날카롭다거나 세상을 향해 맛깔난 비판을 보내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 해도 모자란 자신을 알기에 더 읽으려 애썼고 안돌아가는 머리를 헤드뱅잉 해가며 노력했던 부분은 있었다. 신문도 매일 챙겨봤으며 이곳 저곳 많은 이들의 글을 읽으며 내가 모자란 면을 채워가려 했고 그렇게 했던 일 자체는 내게 삶을 살아가는 나름의 즐거움이었다.
 회사에 입사한 뒤 합숙으로 인해 신문을 챙겨 볼 수 없었고 인터넷도 자유자재로 못하다 보니 모르는 일이 산더미다. 주말마다 집에 와서 밀린 신문을 뒤적이고 인터넷에 접속해 그간 뭔 일이 있었나 눈알을 열심히 굴려보긴 하지만 수개월전까지 내가 갖고 있던 열정(?)은 햇볕에 조금씩 녹아가는 눈더미처럼 차가워진 듯 하다.
 대신에 조금씩 들어오는 월급을 어떻게 써야 하나, 라는 마음으로 '황대리, 3년만에 1억 모으기' 라는 책이나 뒤적이고 이번 달 카드값을 얼마나 썼나, 를 머리속으로 계산하고 있으니 이것이 많은 이들이 누차 이야기했던 "사회 나가봐라" 라는 말인가 싶기도 하다.
 현실은 어쩌면 더욱 각박할지도 모르겠다. 당장 내일 출근 뒤 부서 선배분들게 어찌 다가가야 하는지가 걱정이고 노사가 진행하고 있는 임단협의 결과가 더더욱 나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을 보면 결혼 뒤에는, 아이를 갖게 된 뒤에는 내가 어찌될까, 하는 생각에 잠시 몸서리가 쳐지기도 한다.
 지금 갖고 있는 내 생각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행동으로 옮길만한 용기와 능력이 없는 인간이기에, 나는 앞으로 내게 주어질 삶을 그래도 부끄럽지 않게, 자본이란 것에 얽매여 푸닥거리며 사느니 소소하고 알뜰하게 써야 하는 곳에 쓰며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것이 개똥철학(?)이었다. 하지만 월급이 두 번 들어왔고(물론 연수기간이라 조금 들어오긴 하지만) 통장의 잔고가 조금씩 늘어나니(연수기간이라 해도 두달만에 이 정도의 돈을 벌었던 적이 있었던가) 돈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섭다는 것이 피부로 다가온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 돈 보다 중요한 것이 많으며 그리고 그것을 쫓는 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며 행복이라는 것, 아주 간단한 이 명제 하나로도 내 삶은 충분히 풍요로워 질 수 있다는 것, 항상 잃지 말아야겠다. 한 예로,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의 저자는 "첫 연봉은 모두 모아라" 고 이야기하고 "주식을 시작하는 것은 세상의 흐름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공부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대신에 나는 받은 월급을 조금 털어 모든 가족에게 작은 선물을 돌리고 친구들에게 멋지게 뽐내며 술한잔 돌릴 것이고 주식관련 정보를 돌려보기 이전에 왜 이 썩을 정권은 상수도 민영화를 입에 담고 사복체포조를 운영하며 건국60주년이라는 말을 써대고 뉴라이트라는 인간들의 뇌구조는 어찌 된건가에 더욱 관심을 갖을 것이다. 나란 인간의 뇌구조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내가 말하는 '부끄럽지 않은 삶' 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닥치고 공부를... 그래도, 내일 출근은 어찌할까. 하루를 또 어찌 보낼까.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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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상 2007/01/22 09:49

 아침마다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6시 25분에 집 앞을 지나는 버스를 놓치게 되면 하루가 엉망이 될 것만 같은 기분에 심지어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 정확히 1, 2분 전쯤에 잠에서 깨곤 한다. 눈을 멀뚱히 뜨고 밀려오는 잠을 억지로 밀어낸다. 곧 알람이 울리고 뻑뻑한 눈을 비비며 일어나 핸드폰을 연다. 5시 20분. 10분 정도 눈을 더 붙여도 상관이 없겠지만 그 정도 잔다고 이 잠이 달아날 것 같지도 않다. 다시 누웠다가 까딱하다간 영영 못 일어날수도 있기 때문에 억지로 몸을 일으켜 찬 물로 넓은 모공 이곳저곳을 마사지한다. 머리카락은 떡져있고 흘러내린 머릿기름에 이마와 뺨이 마치 왁스를 발라 놓은 양 번들거린다. 메마른 입안에서는 건조한 악취가 연신 흘러나와 코를 자극하고 미처 깨지 않은 잠 때문에 몽롱한 머리가 그래서 더욱 혼란스럽다.
 머리를 감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스킨을 바르고 안경을 끼고 가방을 매고 신문을 챙겨 들고 집을 나선다. 겨울 답지 않은 날씨지만 태양의 복사열이 식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인지 발바닥이 차갑다. 잠을 잘못잤는지 목이 뻐근하다. 나이 탓인지, 요즘 들어 부쩍 목 주위가 쉽게 굳는다. 엉덩이가 크고 상체가 긴 체형 덕에 관광버스의 의자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뻣뻣한 목을 우드득 거리며 조작해 그나마 편안한 자세를 찾는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지만 덕분에 올 겨울은 다른 시기보다 꽤 긴 시간을 벌었고 그만큼 잘 활용하고 있다. 이 기회에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볼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은 어느덧 찾은, '아침에 일어나는 기계' 라는 옛 별명에 몸이 다시금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복학을 하고 학기 중에는 일어나는 것이 그렇게 어려웠던 것이 훗날 입사할지도 모를 회사의 출근을 앞두고 폴짝 거리며 눈을 뜨는 것을 보니 생각과 긴장의 차이가 낳은 결과가, 아니 그 보다는 마음먹기의 차이가 이처럼 큰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때문에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걸으며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만들고 싶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곤 한다. 게으른 성격 탓에 이루지 못했던 많은 일들, 해내지 못했던 많은 일들, 핑계로만 일관했던 많은 일들, 반성문 앞에 놓여 있는 내게 새벽은 반성문을 써야 하는 이유와 모범 답안을 살며시 알려준다. 같이 벌받는 친구처럼, 새벽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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